2008년 방명록입니다.

이 방명록은 전역하고 집에 도착하면 내려갑니다.

젠장-_-

by Legna | 2008/09/27 12:00 | 트랙백 | 덧글(5)

조커는 누구인가?

1. 들어가면서...

  이 포스팅은 영화 '다크나이트' 의 조커가 누구인가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철저하게 영화 내의 조커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탐구해보는 것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원작만화나 팀 버튼의 배트맨이 내용이 참고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영화 내의 스포일러가 다분히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영화를 볼 생각인 분은 기피해주기 바랍니다. 또한 이것은 그닥 확신을 가지지 않고 쓰는 글이기 때문에 어조가 확실한 것처럼 보여도 작성자 자신도 반신반의하고 있음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섹시 조커>



2. 조커의 등장

  전작 '배트맨 비긴즈' 의 마지막에 고든 경위는 배트맨에게 카드를 한장 주며 말합니다. '골치 아픈 놈이 있는데 이 놈이 댁처럼 쇼를 좋아하오.' 카드는 조커 카드. 후속작에 조커가 나올 것이라는걸 천명하는 장면이죠. 이번 영화의 첫 시퀸스는 조커가 같은 악당들을 이용해서 혼자 돈 쳐먹는 시퀸스입니다. 이 놈이 머리가 엄청 좋은데다가 계획적이고 또라이이며 악랄하다는걸 한방에 보여주는 시퀸스이죠.

  혼자 돈 쳐먹기 위해서 그는 서로를 죽이게 하는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장면이라면 조커를 죽이려고 하던 놈이 버스에 치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커가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고 그에 따라 위협하는 놈도 움직이는데... 이건 버스가 들어올 자리에 놈을 배치하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그 말인 즉슨 버스가 들어올 자리까지 생각해뒀다는 것이죠. 

  이 장면에서도 조커가 처음 등장하는건 아니라는게 드러납니다. 다른 악당들의 대화에서 조커가 이미 공공연히 알려져있음을 드러내고, 배트맨 역시 '또 이놈이냐?' 라고 하는걸 보면 전작 이후에 조커가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다닌 것 같습니다.


3. 조커는 누구?

  조커에 대한 단서는 초반부에 드러납니다. 조커 스스로가 왜 자신의 입이 이 모양인지를 설명하죠.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Why so serious 라며 찟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별로 신빙성이 없다는게 후에 드러납니다. 레이첼에게 아내가 우울해 하길래 찟었다고 하면서 뭐가 맞는건지, 아니면 둘 다 뻥인건지 전혀 알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원작 만화에서 역시 조커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습니다. 시뻘건 두건을 쓴 악당이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가 누군지 밝히지 않기 때문이죠.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조커는 악당 중에서도 No.2 였던 잭 네이피어라는 놈으로 나옵니다. 화학 특기를 가진(?!) 그는 배트맨에 의해 요상한 용액에 빠진 후 조커가 되지요. 거기다가 이 놈은 브루스 웨인의 부모님을 살해한 녀석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건 오리지널 캐릭터에 가까울 정도로 창조된 것이지요.

  이번 영화에서 조커가 누구인지 어떤 놈인지는 배트맨도, 하비 덴트도, 고든도 모릅니다. 지문도 없고 치과기록도 없고 우리나라처럼 민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는 내내 조커가 누구인지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조커는 조커일 뿐' 이라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조커의 기원이나 조커의 배경 따위는 철저하게 함구한 채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조커는 누구인가? 

  우선은 조커가 누구인지 보다 어떤 놈인지에 대해서 알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정말 또라이에다가 초 사악에다가 머리도 좋고 무정부주의자에 혼돈을 원한다는 것 말고 말이죠. 일단 조커의 의상을 봐야겠습니다.

<오! 쾌남! 잘생겼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간지의 향연!>


  자, 조커의 의상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보라색 정장입니다. 거기에 초록색 조끼, 벌집 모양의 와이셔츠와 보라색 바지, 그리고 광대를 떠올릴 수 있는 양말, 끝이 올라간 구두입니다. 오, 간지다!!! 라고 감탄하기 이전에 이 패션에 대해서 조금 깊히 들어가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런 옷... 쉽게 구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구두의 경우는 수입해왔다고 하니 영화 밖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의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커는 저것을 어디서 구했는가? 이리저리 무장강도해서 모은 돈으로 지른 것일까요? 별로 물욕이 없는 놈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공포로 치장하고 조커라는 하나의 상징성을 만들기 위해서 샀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영화에서 상표가 없는 옷이라고 하는군요. ......그럼 자기가 만든거야?!

  이런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확신이 들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었죠. 사제로 만든 폭탄들, 보통의 손재주 가지고는 안되는거죠. 그리고 배에 전화 넣기나 화장하는 재주나 레이첼 얼굴을 이리저리 주물럭거리는 손놀림으로 보나 이 놈은 상당한 손재주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깐 저 옷은 스스로 만든거라는거죠. 거기다가 저기 위에 섹시 조커 코스츔에는 하비덴트의 이름이 적힌 문양을 오버로크(?)치고 나오는 것이나 다음 대상의 이름을 파놓는 것으로 보아 제봉틀과 PVC 를 파는 기계 등을 구비해놓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 다음은 이 놈의 생긴 것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는 하얗고 붉은 화장을 합니다.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나오죠. 거기다가 기원을 알 수 없는 흉터 자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쌩얼은 어떨까요? 그의 생얼이 시장을 죽이기 위한 시퀸스에 나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 못봤다는 사람들을 위한 써비쓰>

  사진을 보면 흉터만 아니면 괜찮게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 머리색이 원래 녹색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나는군요. 아니면 검은색으로 염색을 한 것일 수도 있구요. 아무튼 섬세한 놈입니다. 이런 얼굴에 흠이 되는게 저 흉터이지요. 여기서 갑자기 클리셰 하나가 생각나는군요. 상처를 입은 뒤로 정신이 나가는 놈들에 대한 너무도 흔한 이야기 말이죠. 


<바로 이 놈처럼!>

  그러나 영화는 이 상처에 대해서 명확하게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학대가 맞을까요, 아니면 부인 때문에 한 짓일까요? 아무튼 저 같아도 저런 상처 있으면 정상적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완전히 미치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피하게 될테고 그러다보면 정신이 어느 정도 나갈 수도 있겠죠.

  문제는 그런 정신나간 것으로도 조커의 행동을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4. 결론

  그는 배트맨을 죽이려고 합니다. 1년 전만해도 마음대로 지랄발광했는데 그 놈 때문에 안되지 않느냐면서 말이죠.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뿐일까요? 인간이 죽기 전에는 본성이 드러난다고 말하는 그는 인간 자체의 선을 믿지 않습니다. 사회적 실험을 통해서 그는 인간이 죽음에 당면해서도 선을 포기하지 않음을 알게되지만 별 상관하지 않고 폭탄을 작동시키려고 하며 곧 알게될거라며 선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아버지의 행동, 혹은 부인이 그를 떠나는 것에서 인간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졌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로인해 섬세하기 그지없으며(만약 그의 옷이 진짜 그 스스로가 만든 것이 확실하다면) 머리도 좋은 그의 정신이 나가게 되어 혼돈 그 자체가 된 것일까요? 그러기에는 그가 보여준 광기가 너무 거대한 것이어서 스스로의 가설을 부정하게 됩니다.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웃는 그는 고담시의 혼란 그 자체를 바라며 누군가를 죽이는 것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하며 그보다 더, 인간을 파괴하는 악 그 자체처럼 보여집니다. 기원도 알 수 없으며 정체도 알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알 수 없는 혼돈. 그리고 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는 그는 악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조커가 어떤 놈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놈인지는 규정할 수 있죠.

  비긴즈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를 규정하는 것은 지금 나의 행동이다.' 조커가 어떤 놈인지는 영화를 본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혼돈일 수도 있고, 정신나간 미치광이일 수도 있고, 악마일 수도 있으며, 나 자신의 이면일 수도 있을테니깐요.


<Why so serious? HA HA HA!!!>

 

by Legna | 2008/08/09 22:36 | Like a Movie | 트랙백(1) | 덧글(1)

외박

2박 3일짜리 외박 나왔습니다.

역시나 저번 휴가와 그 전의 외박처럼, 창원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는군요.

정말 비를 몰고 다니는건가?

아무튼 그토록 고대하던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봤고, 내일이면 더더욱 고대하던 다크나이트를 보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저는 영화보러 나온겁니다.

이제 50일 딱 남았는데 뭐가 미련이 있겠습니까...

그냥 영화나 보다가 들어가야지...


그나저나 집에 와보니 어무이께서 컴을 갈아치워 놓으셨군요.

아아, 구질구질하던 윈me여 안녕~ 나는 이제 비스타랑 샤방한 사랑에 빠지련다~

by Legna | 2008/08/08 18:51 | Dirty Story | 트랙백 | 덧글(1)

공공의 적 1-1 : 강철중(2008)

1. 형이 돌아왔다. 6년 전에는 진짜 막장이던 그가 딸도 좀 크고 마음도 고쳐먹고 담배까지 끊고(나중에 피지만) 조금은 순해져서 왔다. 여전히 입은 더럽고 일은 거칠지만 힘이 빠지기는 빠졌더라.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은데 뭘. 그렇게 시간이 지났으면 사람이 변하는건 당연하다.

2. 1편이 패륜아이자 진짜 악한 놈이었다면 이번 편은 진짜 범죄자다. 2편의 종합 범죄자처럼 여러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조낸 나쁜 범죄를 저지르는 놈임에는 틀림없다. 약한면도 있고 치사한 면도 있는 놈이라서 그런지 더 범죄자스럽다. 그런 그와 강철중의 대결 구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론 또한 이미 당연하게 알고 있던 것이었다.

3. 장진의 시나리오나 영화는 대부분 조금 느슨한 면이 있다. 시나리오의 결격이 아니라 흐름 자체가 느슨하게 흘러가는, 다시 말해서 조금은 여유로운 부분들이 있다. 그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지만 강우석이라는 감독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느슨함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있어서 아, 장진이 쓴 각본이 맞구나...라고 실감했다.

4. 아무튼 재밌었다. 한국영화의 위기니 어쩌니 해서 구원투수처럼 나왔는데, 확실히 그럴만한 작품같다.


점수 : 7.5 / 10

by Legna | 2008/07/10 23:42 | Like a Movie | 트랙백 | 덧글(0)

스피드레이서(2008)

스포일러 포함

1. 이런 워쇼스키, 이 오타쿠들!!! 이 영화는 정말이지 만들고 싶은걸 만든 영화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가족이라는 테마 아래 오덕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시퀸스들을 잔뜩 집어넣고, 그들의 알 수 없는 요란한 취향과 현대기술을 뒤범벅시킨 이 영화는 딱 봐도 잘되면 시리즈, 안되면 단편으로 끝내겠다는 그들의 야심이 보인다. '나는 해보고 싶은거 다 해봤으니 니들이 보고 재밌으면 더 만들고 아니면 뭐 이걸로 만족할께' 라는 느낌?

2. 주인공 이름이 스피드 레이서라는 것과 온갖 희극적 요소들, 알록달록한 색상과 끝없이 부각하는 가족이라는 테마로 봐서 이건 분명 가족영화이다. 그래서일까? 개연성도 떨어지고 스토리도 단순하다. 비가 맡은 태조 토고칸이라는 캐릭터는 뭔지 알 수도 없고(특히 국적) 레이서 엑스가 왜 죽은척하고 성형수술 했는지도 모르겠고, 왜 우승하면 세상이 바뀌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 애들 보기에는 좀 복잡하고 어른 보기에는 허술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본 것은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펼쳐놓은 영상의 향연과 간간히 보이는 비와 박준형의 모습 때문일까?


점수 : 7 / 10

by Legna | 2008/07/07 17:33 | Like a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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